2008년 04월 14일
어떤 멋진 사람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께
제가 눈치없이 구는 사이에 생각없이 휘갈긴 말에 속상해하고 계셨다니요.ㅠㅠ 죄송해요. 저야 워낙 둔팅이라 요즘 바쁘신가보다 하고 있었지요. 저는 태경님을 떠올리면 항상 님도 같이 떠오르기 때문에 당연히 챙겨드려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걸요. 저한테는 태경님만큼 소중한 분이세요, 정말로.
제 맘은 그래요. 말로는 식었다느니, 떠난다느니, 놓고싶다느니 하면서도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세종 콘서트에서 실망이 좀 컸어요. 무대 공연이라는 건, 아무리 콘서트라도 저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첫 콘서트니까'라는 말로 얼버무리기엔 무대가 좀 많이 허술했죠. 지나치게 고심하신 탓에 외려 선곡이 나빴던 건가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게다가 태경님께서 최상의 컨디션도 아니셨던 듯하고. 까칠해져서 삐죽하니 투덜거렸어요.
그런데, 그렇게 까칠했어도 '지금 이 순간'을 들으면서 이제 저 사람이 내 인생의 '목소리'가 아니라 내 인생의 '지표'가 되어가는 것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태경님이 지향하는 바가, 그걸 이루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가슴에 사무치게 와닿아서 눈시울이 뜨겁더라고요. 그때서야 인정을 한 거 같아요. 그럴 리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설령 내가 태경님을 가수로서 좋아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저 사람을 계속 믿고 바라볼 수는 있겠구나, 마음을 억지로 태경님께 붙들어두지 않더라도 저렇게 진실하게 노력하는, 멋진 '사람'이니까 나는 계속 태경님을 믿을 수 있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이제는 제 마음이 닿는대로 생각하고 있어요. 어린애처럼, 십대 아이돌 팬처럼 태경님께 환호하는 것도, '비처럼 음악처럼' 음원을 들으면서 너무 화려하고 달콤해서 원곡의 가을비같은 분위기가 안산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것도 다 제가 태경님을 좋아하는 방식이라고요.
지금까지 늘 입으로는 '백 사람의 백 가지 사랑'이라고 떠들면서 저는 제가 태경님을 좋아하는 방식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듯해요. 그러니까 태경님을 좋아하는 게 그렇게 아프고 힘들었겠지요. 게다가 제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땐, 심지어 팬심에 의심이 가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게 과연 애정인가. 아집과 집착이 아닐까. 저는 아직도 조심스러워요. 제 블로그니까 제멋대로 떠드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워요. 저 같은 투덜이 팬의 투덜거림이 혹여라도 태경님께 누가 되고, 독이 될까봐 너무나 조심스러워요. 기억하시죠? 지저스 때. 카페에 눈물로 썼던 글. 제 블로그를 알고 계시고, 제가 태경님께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계신다는 어떤 카페 식구분의 답글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저는 제 블로그가 여느 태경님 팬분들께 권해드릴 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편협하고 독선적이고 속좁은 말들에 다칠 분이 계실까봐서요. 제 성향이나 취향이 임태경 팬덤의 (이런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면) 주류는 아니잖아요. 지저스 때 제가 갑옷처럼 두르고 다니던 팬덤의 문화, 뮤지컬계의 매너라는 것도 태경님에게 옳바른 방식은 아니었지요. 저는 제 시야에 갇혀있었을 뿐 저와 다른 분들 모두 그저 애정이었던 건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석게 굴었죠.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요.
제가 태경님을 몰랐더라면, 노래 잘하는 가수라고만 여겼더라면 호되게 마음 앓을 일은 없었겠지요.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태경님의 팬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그래도 그전보다 성숙해지고, 배려라는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하게 된 건 그동안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결과거든요. 게다가 이렇게 좋은 분들, 절대 놓고 싶지 않은 분들과 알게 된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고요.
태경님을 좋아하는 동안에는 제 고민이나 마음앓이도 계속되겠지요. 다만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면 그게 애정을 좀먹게 하지는 않는다는 거에요. 저는 여전히 투덜거리고 불만투성이이고 팬심을 의심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건 제가 태경님을 좋아하기 때문인 걸요. 사실 저도 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어째요. 제가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인 걸.ㅠㅠ
확실히 지금 태경님에 대한 팬심이 제작년이나 작년처럼 뜨겁지는 않아요. 가끔은 그것때문에 안달나기도 해요. 왜 태경님을 더 좋아할 수 없는 걸까. 왜 나는 더 열심히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 바닷물을 들이키는 것 같더라고요. 잿속에 숨은 불씨더러 너는 왜 활활타는 불꽃이 되지 못하냐고 채근을 해봤자 어쩌겠어요. 숨이나 죽이고 있어야죠.^^; 다시 타오를 때를 위해서요.
뭔가 어설픈 자아비판으로 흘러간 모양새가 되었네요.; 님을 안심시켜드리고 싶었어요. 제 팬심이 그닥 신실하지는 못해도^^; 오래가기 위해 숨고르기 중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태경님이 바라보시는 그곳까지 함께 가고 싶고, 님과도 오래오래 함께 얘기하고 싶어요.^^ 그래주실 거죠? 종종 제가 받는 호의가 제게는 과분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저는 참 복받은 사람이에요. 팬들은 좋아하는 사람을 닮는다더니 제가 태경님께 복을 나눠받았나봐요.
행복한 일주일 되셔요.^^
# by | 2008/04/14 02:37 | 임태경 | 덧글(4)




늘 그렇지만, 글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너무나 어렵더라고요. 제가 늘 감상 쓴다, 후기 쓴다 하면서 공수표를 남발하는 것도 제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고요. 제가 많이 게으르잖아요.ㅠㅠ 저는 늘 비공개님을 뵐 때면 태경님이 여러 힘든 일에도 꿋꿋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실 수 있는 건 이런 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비공개님이 정말 부러워요. 저도 태경님께 그런 팬이 되고 싶었거든요. 이제는 포기했지만.ㅠㅠ
그리고 제게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한치도 덜하고 더함없이 모두 소중한 인연이셔요. 남겨주시는 한마디 안부 인사가 얼굴 맞대고 주고받는 대화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진심으로요. 게다가 몹시 좋아하는 분이고, 안면이 없다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 가깝게 느껴지는 분을 제가 어찌 가벼운 인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이 드넓은 웹 안에서 만나는 것도 정말 옷깃의 인연이잖아요. 그리 생각하시면 제가 외려 섭섭하옵니다.ㅠㅠ 덧글 안달아주시면 삐질 거에요. 저는야 덧글을 먹고 사는 블로거.<-
사실 블로그를 접지 못하는 건 온라인에서만 뵐 수 있는 분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 걸요. 오프라인으로 만나뵌 분들이야 또다시 오프라인으로 뵈면 되죠. 하지만 온라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끊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차마 떠날 수가 없어요. 그러니 덧글 달아주시는 한 늘 이곳에 엉덩이붙이고 있을 겁니다. 더해서 저랑 놀아주시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요.;ㅂ;
그리고 저는 저 한 명 뿐이라는 말씀, 꼭 가슴에 간직하고 있을게요.ㅠㅠ 저도 참 바보같아요. 태경님이 한 명의 팬이라고 소홀히 하실 분도 아닌데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고.
고민 많이 하며 썼는데 마음을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고의가 아니었다해도 비공개님 마음을 상하게 해드렸다는 거에 대해 저도 몹시 속상했거든요. 저야 투덜이 본능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니 응원해주시는 대로 열심히 투덜거리겠습니다. 다만 태경님께 들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OTL
내일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